촬영 하루 전날, “나는 카메라만 보면 얼굴이 굳어”라고 말한 친구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말은 그렇게 해도 평소엔 셀카도 잘 찍고 사진 욕심도 많은 친구인데, 웨딩 촬영만큼은 달랐나 봐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웨딩 촬영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긴장되기 마련이에요. 평소엔 안 하던 포즈를 해야 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까지 풍겨야 하니 부담도 크죠. 그런데 조금만 요령을 알면, 포즈도 자연스럽고 분위기 있는 웨딩 사진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오늘은 웨딩 촬영에서 자연스럽게 포즈를 잡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1. 손의 위치부터 신경 쓰면 전체 포즈가 부드러워져요
사진에서 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몸 전체가 굳어 보여요. 손은 의외로 시선이 많이 가는 부위라, 어색하게 떨어뜨리거나 주먹을 쥐고 있으면 긴장한 티가 확 나요. 가장 기본은 손을 배 위나 허리선에 가볍게 포개는 거예요. 신랑은 양복 단추를 잠그는 동작이나, 시계를 보는 포즈도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어요. 신부는 부케를 들고 가볍게 손목을 꺾거나, 치맛자락을 살짝 잡는 것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사진이 돼요.

2. 시선은 고정하지 말고 움직이면서 잡아요
카메라 렌즈만 뚫어져라 쳐다보면 인생샷은 멀어져요.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오히려 시선을 살짝 돌리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신랑을 바라보거나, 멀리 있는 곳을 보는 느낌으로 시선을 흩어주면 경직된 인상이 사라져요. 서로 마주 보면서 웃거나, 시선은 다른 곳을 보되 미소를 유지하면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무드가 돼요. 눈을 감았다가 뜨거나, 고개를 살짝 움직이면서 포즈를 잡으면 더 편안하고 감성적인 느낌이 나요.

3. 몸의 각도는 ‘정면’보다 ‘45도’가 기본이에요
정면으로 서면 얼굴도 넓게, 몸도 평면적으로 나와서 긴장감이 더 부각돼요. 그래서 대부분의 웨딩 포즈는 45도 각도가 기본이에요. 신부는 어깨를 살짝 틀고 한쪽 발을 살짝 앞으로 내밀면 날씬해 보이고 자연스러워요. 신랑은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손을 뒷짐 지거나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단정하면서도 포멀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둘이 함께 설 땐 서로 어깨를 살짝 맞대거나, 키 차이를 고려해서 몸을 비스듬히 맞춰주는 게 좋아요.

4. 웃음은 억지로 짓지 말고 ‘행동’으로 이끌어요
“자, 웃어주세요!” 하면 입꼬리만 올라가고 눈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웨딩 촬영에선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거나 장난치는 방식으로 웃음을 유도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콧등을 톡 건드린다거나, 귀에 속삭이는 시늉만 해도 둘 다 웃게 돼요. 실제로 웃지 않아도 웃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살짝 입꼬리만 올리고 눈빛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스마이징’도 자주 활용돼요. 진짜 웃음이 나야 표정도 사진도 살아나요.

5. 걷거나 움직이면서 촬영하면 어색함이 줄어요
가만히 서서 포즈를 잡는 게 어렵다면, 아예 걷거나 움직이면서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다든지,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옮기는 동작만으로도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는 컷이 나와요. 포즈보다는 ‘행동’에 집중하면 긴장도 덜하고 표정도 훨씬 편안해져요. 특히 야외 촬영에서는 이런 동작형 포즈가 더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촬영 전에 포즈보다 어떤 동작을 해볼지 미리 생각해두면 좋아요.

6. 촬영 전에는 간단한 리허설도 도움이 돼요
촬영 당일이 처음 포즈를 시도하는 순간이라면, 어색한 건 당연해요. 미리 거울 앞에서 몇 가지 기본 포즈를 연습하거나, SNS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저장해두고 따라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포즈뿐 아니라, 어떤 표정이 나한테 잘 어울리는지도 연습하면서 익히면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요. 촬영장에선 촬영감독이나 작가가 포즈를 잡아주기도 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유연하게 따라가되 내 스타일도 어느 정도는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아요.

웨딩 촬영은 전문 모델처럼 포즈를 완벽하게 잡는 게 아니라, 둘 사이의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감정을 예쁘게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해요. 손끝, 시선, 미소처럼 사소한 디테일들이 전체 분위기를 좌우해요.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자꾸 움직이고 웃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러운 표정이 사진 속에 남게 돼요. 포즈보다 중요한 건 ‘즐기기’예요. 서로에게 집중하고, 그 순간을 함께 느낀다면 어떤 사진도 예쁘게 나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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